국세청 퇴직 그리고 새로운 출발선에서 난관에 부딪히다

국세청에서 퇴직했습니다. 회계법인으로 이직이 결정됐으나 취업심사를 통과하여야 합니다.
 

3년간 국세청에서 계약직 변호사로 일을 했습니다. 조사국에서 다양한 일을 하고 여러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일했던 분야와 조직을 생각하면 웬만한 조세 전문 변호사가 하기 힘든 경험을 했습니다.

 

1. 회계법인으로 이직

 

이제 국제조세를 더 깊히 파고들기 위해 민간으로 떠납니다. 민간 영역에서는 납세자를 대리하거나 납세자에게 국제조세 영역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예정입니다.

변호사인 저는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중 선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회계법인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국제조세를 계속 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이왕 국제조세 분야에 들어 선 이상 계속 가보기로 했습니다. 현재로서는 법무법인이든 회계법인이든 상관 없었습니다. 오로지 경력과 실력 그리고 클라이언트인 기업들과 관계만이 중요합니다

 

(물론 변호사로서 회계법인과 법무법인은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 차이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리뷰해보겠습니다)

 

2. 취업심사의 난관이 예상된다.

다만, 아직 관문이 하나 남았습니다. 취업심사입니다. 저는 회계법인으로 이직하기 때문에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여부확인 또는 취업심사 대상입니다. 정확히는 원칙적으로 공직자윤리법상 3년간 취업제한에 걸립니다. 예외적으로 취업제한여부확인이나 취업심사를 거져야 취업이 가능합니다 (취업심사에 대해서는 다음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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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심사는 퇴직일 이전 5년 동안 업무를 쭉 살펴서 이직하려는 기관이나 업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를 따집니다. 밀접한 관련성이 없다면 취업승인을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면 취업불승인 결정을 합니다. 관련성이 있는 정도는 괜찮은데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면 취업승인이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제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저는 회계법인 이직이 결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제가 국세청에서 처리했던 업무와 그 회계법인이 수행했던 세무조사 대리, 조세불복 대리 등의 업무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서는 안됩니다. 이 경우 (3년간) 이직이 불가능합니다.

 

공직퇴임변호사의 취업제한과 수임제한

 

국세청 퇴직 변호사는 최소 6급으로 퇴사하기 때문에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과 변호사법상 수임제한을 받습니다. 밖에서 받을 수 있는 월급도 깎아가면서(기회비용) 공익에 기여하기 위해 공직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 받아 취업심사를 받아야 하니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법의 취지는 십분 공감하나 (국세청의 경우) 사무관이 아닌 세무주사 직급의 계약직 공무원 역시 취업제한대상이라는 게, 지나치게 가혹한 수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취업불승인 가능성도 있다

 

심사는 매달 1번 열리는데, 심사 때마다 취업불승인 케이스가  여럿 나옵니다. 며칠 전 국세청 담당자에게 연락을 받았는데 업무관련성 판단은 과단위로 판단하므로 비조사요원으로 근무했음에도 불구하고 과 단위로 묶여서 판단을 받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비조사요원으로 납세자나 세무대리인과 직접 접촉한 적도 없고, 팀원으로 일했기 때문에 직책이나 권한도 없어 영향력 행사할 수도 없었는데, 과 단위로 묶이면 같은 과 내의 다른 조사팀 업무도 내가 수행한 것처럼 판단을 받게 됩니다. 이런 사정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억울하게 취업불승인이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취업심사까지 1달 이상 남았습니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차분히 휴식을 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