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세무조사? 비정기 세무조사? 용어를 정리해봤습니다.

세무조사, 말만 들어도 머리 아픈 단어입니다. 그런데 세무조사도 정기 세무조사, 비정기 세무조사로 나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정기세무조사와 비정기세무조사 차이

얼마전 드라마를 보던 중 세무조사 장면이 나왔습니다. 탈세제보가 있어서 국세청에서 비정기 세무조사가 나왔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비정기 세무조사란 무슨 뜻일까요?

1. 우선 세무조사부터 알아봅시다.

세무조사의 정의는 법률인 국세기본법과 국세청 훈령(행정규칙 일종) 조사사무처리규정에 나와 있습니다. 물론 법률이 행정규칙보다 상위이므로 국세기본법 세무조사 정의가 더 우선하지만 조사사무처리규정의 정의가 더 자세히 나와 있어서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세무조사란 각 세법에 규정하는 질문조사권 또는 질문검사권에 근거하여 조사공무원이 납세자의 국세에 관한 정확한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 또는 경정하기 위하여 조사계획에 의해 세무조사 사전통지 또는 세무조사 통지를 실시한 후 납세자 또는 납세자와 거래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 등을 상대로 질문하고, 장부ㆍ서류ㆍ물건 등을 검사ㆍ조사하거나 그 제출을 명하는 행위를 말한다.(이하 이 규정에서는 조세범칙조사와 구분되는 개념으로 "일반세무조사"라 한다.)

세무조사 정의에서 중요한 요건 두 가지는 “세법에서 규정”, “질문조사권의 행사”입니다. 전자는 세무조사의 근거는 세법에 근거하여야 한다는 뜻이며, 후자는 세무조사는 질문하는 행위 및 장부, 서류, 물건 등을 검사 및 조사하는 행위로 이루어진다는 뜻입니다.

세무조사는 행정관청의 권력행위이므로 헌법 제12조에 따라 적법절차를 반드시 준수하여야 합니다. 국세기본법은 세무조사 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며, 법원은 이러한 절차를 위반한 세무조사는 무효라고 판결하고 있습니다.

2. 정기 세무조사와 비정기 세무조사란

일반적인 세무조사는 대상선정 기준에 따라 정기 세무조사와 비정기 세무조사로 나뉩니다. 정기 세무조사는 말그대로 정기적으로 돌아오는 세무조사입니다. 정기적으로 대상을 선정한다는 뜻입니다. 정기조사의 경우 신고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데 주목적이 있습니다.

반면 비정기 세무조사는 정기대상이 아닌데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하는 세무조사를 뜻합니다. 그렇다면 조사대상으로 선정되는 사유가 있겠죠. 국세기본법은 이에 대하여 5가지 사유를 정하고 있습니다.

1. 납세자가 세법에서 정하는 신고, 성실신고확인서의 제출, 세금계산서 또는 계산서의 작성ㆍ교부ㆍ제출, 지급명세서의 작성ㆍ제출 등의 납세협력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2. 무자료거래, 위장ㆍ가공거래 등 거래 내용이 사실과 다른 혐의가 있는 경우
3. 납세자에 대한 구체적인 탈세 제보가 있는 경우
4. 신고 내용에 탈루나 오류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
5. 납세자가 세무공무원에게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하거나 금품제공을 알선한 경우

 

3. 정기와 비정기의 가장 큰 차이는 사전통지에 있다

위에서 쓴대로 세무조사는 법으로 정해진 절차를 준수해야 하고, 이를 위반 시 무효가 되므로 국세청은 세무조사시 적법절차 준수하는 데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한 세무조사 적법절차 중 세무조사 사전통지가 있습니다. 세무조사 전에 세무조사를 이런 취지 및 내용으로 개시한다는 통지입니다.

이 통지는 납세자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납세자는 갑작스러운 세무조사에 당황하지 않고,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한 준비(대리인 선임 등)를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일상생활이나 영업에 대한 지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과세관청 입장에서는 납세자가 과도하게(?) 세무조사에 대비한 나머지 필요한 자료를 확보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국세기본법은 세무조사 사전통지 원칙에 대한 예외사유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사전통지를 하면 증거인멸 등으로 조사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비정기 세무조사의 경우 사전통지 예외사유 적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전통지 없이 세무조사 개시 당일 세무공무원이 바로 납세자의 자택이나 사무실로 조사를 나온다는 뜻입니다. 반면 정기 세무조사는 사전통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밀히 보면 정기 세무조사라고 사전통지를 반드시 하고, 비정기라고 사전통지를 생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실무적으로 비정기 세무조사의 경우 탈세 정황이 포착되어 개시된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긴급히 조사를 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비정기 세무조사는 확실히 납세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세무대리인도 즉각 대응이 어렵고, 영업 및 사무실 운영에 지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세무조사를 받아 본 경험이 있은 납세자들이 비정기 세무조사라면 겁을 내는 이유입니다.